영화는 전체적으로 잘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지호는 너무나 이쁘고, 승룡이는 너무나 잘 어울려 보였습니다.
내용을 전부 알고 보는데도 뭉클했던 장면이 몇장면 있었습니다. 주변에서는 조그마하게 훌쩍 거리는 소리도 들리는것을 보면 저만 그런 감동을 느낀것은 아닌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너무 기대했던 것일까요? 솔직히 잘차려진 비빔밥에 좋은쌀로 만든 밥과 정성스럽게 만든 며느리도 모르는 맛의 비밀을 품고있는 고추장밖에 없는 느낌이였습니다.
비빔밥이라 하면 밥과 고추장도 중요하지만 각종 나물과 계란 그리고 마지막으로 참기름 한방울까지 있어야 제맛인데 그런 맛을 더해주는 무언가가 빠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바보 원작 39화나 되는 긴 내용을 단 몇시간안에 다 넣기에는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해는 하지만 너무 많이 잘라 먹은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그래서 원작을 못보시고 영화만 봤다면 그 감동이 더 적을것이라 생각되어 제가 생각하는 원작의 중요장면을 꼽아 보았습니다.
따라서 이 부분부터는 다량의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그러니 바보 영화를 보았지만 원작을 못보신 분에게는 유용하리라 생각되지만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은 보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가장 좋은것은 가능하다면 원작을 직접 보는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럼 이제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지인이가 아픈것에 왜 승룡이는 과민반응을 했을까?
저는 이부분은 정말 빼놓지 말아야 하는 부분인데 영화에서 빼놓은것 같아서 정말 아쉬었습니다. 지인이가 아프다고 하자 승룡이는 미친듯이 학교를 돌아다니며 지인이를 업고 나옵니다. 하지만 원작을 못보신 분이라면 왜 승룡이가 오바(?) 하는지 잘 느낌이 오지 않을것이라 생각되었습니다.
영화에도 지호 아버지와 승룡이의 대화 부분이 나옵니다. 하지만 이 부분이 왜 나왔는지 언급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대화가 나온 이유는 바로 승룡이 어머니 때문입니다.
영화상에서 승룡이 아버지의 죽음에 관한 부분은 나와 있지만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언급은 없습니다. 승룡이 어머니는 병을 가지고 있어서 일찍 죽게 됩니다. 그 병이 유전되기 때문에 지호 아버지는 승룡이에게 관심이 많은 것입니다. 하지만 그 병은 승룡이가 아닌 동생 지인이가 가지게 된것이죠.
그래서 승룡이는 어머니처럼 동생도 잃을까봐 동생이 아프다는 것에 그렇게 과민반응을 보인 것입니다.
2. 복수도 안하는 상수
정말 이부분은 절대 빼놓지 말아야 하는 부분인데 감독이 빼놓은것 같습니다. 너무 길어지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이부분을 빼놓은것은 정말 아쉽습니다.
영화상에서 상수는 승룡이가 죽고 그냥 승룡이의 가게를 이어받습니다. 희영이를 위해 주먹을 내지르던 상수가 왜 가장 친한 친구 승룡이의 죽음에는 침묵을 했을까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시간상 자른것이 아닌 영화 등급때문에 자른것 같습니다. 영화 등급상 상수가 복수하는 장면을 넣기 힘들었을 테니까요.
하지만 원작에서는 상수가 절대 호락호락 하지 않습니다. 시퍼런 사시미칼을 들고 사장을 찾아가죠. 자신을 죽여야지 왜 승룡이를 죽이냐는 말에 사장이 대답합니다.
여기서 그동안 계속적으로 승룡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하던 이유가 나옵니다. 순전히 바보라 거짓말을 안하는것처럼 승룡이를 묘사하지만 정작 중요한 순간에 승룡이가 거짓말을 해서 그동안의 바보같은 승룡이에서 의리있는 남자로 변모하게 되는데 이런 중요한 장면을 빼놓는다는 것은 정말 말이 안되는것 같았습니다.
정말 가슴 찡한 부분이 아닐수 없습니다. 영화상에서는 눈물 고인 눈으로 웃기만 할뿐인 장면입니다. 상수는 복수를 위해 사장을 찾아갔지만 승룡이가 자신을 위해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지인이를 돌봐달라는 승룡이 때문에 복수보단 삶을 선택하게 됩니다.
사실 이 뒷장면들은 꼭 넣어주여야 할것들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이런 감동적인 장면을 넣지 않은게 정말 아쉽다는 생각뿐입니다.
3.지인이가 승룡이를 용서하는 이유
영화에서는 지인이가 승룡이를 단지 바보라는 이유로 싫어하는 것으로 나옵니다. 그러다가 몸이 아파서 병원에 가게되어 승룡이가 자신을 위해 살아왔다는 사실 하나로 승룡이를 용서합니다. 바보였던 오빠가 단지 자신을 위해 살아왔다는 이유만으로 승룡이를 용서했다는 것은 조금 억지가 있어 보입니다. 왜냐하면 승룡이가 지인이에게 헌신적이였던 것을 그동안 전혀 몰랐던 것은 아니니까요.
지인이가 승룡이를 결정적으로 용서한 이유는 바보 오빠의 헌신이라기 보다는 어머니 때문에 그렇습니다.
영화 스틸컷에는 있지만 영화상에서는 볼수 없는 장면입니다. 저 사진은 항상 승룡이가 들고 있는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지인이에게도 소중한 사진입니다. 바로 본적이 없는 아빠와, 자신은 좋아하지 않고 오빠만 좋아하는 엄마의 사진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빠에게 모든지 가르쳐주던 엄마는 자신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해주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즉 오빠만 사랑받고 자신은 사랑받지 않던 존재라 생각을 하죠.
하지만 엄마가 승룡이를 그렇게 열심히 토스트 만드는 법을 가르쳐준 이유는 자신의 생이 얼마 남지 않음을 알고 승룡이가 지인이를 잘 보살피도록 하기 위함 이였습니다.
사실 지인이는 승룡이가 신장을 이식해 준다는 사실도 별로 달가워하지 않았습니다. 사랑 받지도 못한 자신이였으니까요. 하지만 지호 아버지의 설명에 모든것을 알게 됩니다. 지금까지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어머니 마저 자신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죠.
영화상에서는 지인이의 묘사가 너무 약한것 같습니다. 단순히 오빠가 신장을 이식해 준다는 사실에 감동먹은것으로 나오는 부분이 조금 아쉽습니다.
4. 승룡이를 상수로 오해한 이유
제가 만약 원작을 못봤다면 잘 이해하지 못했을 부분입니다. 자세히 보지 못하면 상수가 손을 다쳤는지도 잘 모를 정도인것 같습니다.
영화에도 나오는 장면이지만 상수가 희영이의 사진을 내놓으라고 하는 장면입니다. 하지만 이 다음 장면에서는 맥주병이 깨진것만 나와서 상수의 손이 다쳤다는 것을 놓치기 쉬운것 같습니다.
상수는 이렇게 손을 다치게 되고, 결국 붕대를 감게 됩니다. 그래서 사장이 상수를 죽이기 위해 부하들을 보낼때 손을 다쳤다고 하는것입니다. 이것이 영화상에는 스쳐 지나가듯 표현이 된게 정말 아쉬었습니다.
5. 지인이의 마지막 대사에 대한 영화적 한계
지인이가 사망신고를 하러 갔을때의 가슴 뭉클한 장면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승룡이가 계속적으로 했던말과 오버랩 되어 정말 가슴 찡한 장면이 아닐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 가슴 찡한 장면이 단순히 영화라는 한계 때문에 표현이 안된것 같아 아쉬움이 느껴졌습니다.
이 장면의 포인트는 단순히 지인이가 승룡이의 말을 따라하는것이 아니라 단 한번도 다른사람에게 하지 못했던 말을 털어놓는 장면입니다. 승룡이는 어디에서나 얘는 내 동생이라고 하지만 지인이는 한번도 한적이 없던 말을 지인이가 인정하게 되고 그것을 계속적으로 말 하면서 감동이 생기는 부분인데, 단순히 승룡이가 했던말만 생각나게 하는 장면인것 같아 아쉬었습니다.
영화상에서 저런 속마음이 표현이 안되기 때문에 나타난 아쉬운 장면인것 같습니다.
6. 희영이가 왜 갑자기 일을 그만둔다고 했을까?
영화상 희영이가 갑자기 일을 그만 둔다고 합니다. 단순히 변덕처럼 보일수도 있고, 사장과 모텔을 나올때 상수와 승룡이가 지나가는것을 보고 그만 두어야 겠다는 생각만 하는것처럼 보입니다.
희영이가 술집여자로 전락하게 된데는 카드값 때문입니다. 하지만 희영이도 꿈이 있습니다. 그 꿈은 빨간 구두로 묘사됩니다. 자신의 꿈이던 빨간구두를 어릴시절 잃어버리고 방황을 하면서 술집여자가 된것입니다.
희영이는 상수를 사랑하기 때문에 자신과 사장이 지나가는 모습을 승룡이에게 들킨것에 좌절합니다. 죽고싶도록 들키고 싶지 않은 사실을 승룡이에게 들킨것에 고민하다가 제발 상수한테는 그모습에 대해 말하지 말라고 하기위해 승룡이를 찾아가게 됩니다.
승룡이를 찾아간 희영이는 제발 못본것으로 해달라고 애원하다가 울며 지치게 되죠. 신발이 벗겨진지도 몰랐던 희영이는 자신의 빨간 신발에 대해 말을 합니다.
근데 이때 강풀의 장치들이 발동을 합니다. 영화상에서 모든 신발이 고물상 아저씨를 통하여 승룡이네 집으로 가는것을 보았을 것입니다. 승룡이가 어린 시절부터 신발을 던져주던 아저씨 덕분에 승룡이네 집에는 희영이가 어린시절 잃어버렸던 신발도 있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희영이는 신발을 돌려받고, 다시 꿈을 찾기 위해 과감하게 일을 그만두려 한것입니다. 그리고 영화에서 보듯 다시 시작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7. 피아노를 다시칠수 있게되는 지호
영화상에서 지호가 다시 피아노를 치게 되는것을 마지막에 나옵니다. 하지만 이것은 승룡이 덕분이 아니라 그냥 자신을 극복한것처럼 보여서 정말 아쉬었습니다.
지호는 거짓말을 못하는 승룡이가 별이 내린다고 해서 그의 세상만이라도 아름답게 하기 위해 다시 피아노를 치게 됩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피아노를 다시 칠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유럽에 돌아가서 피아노 연주회를 마치고 승룡이를 위해 작은별을 연주하기 시작합니다.
그냥 동요인줄 알았는데 노다메 칸테빌레를 보고 작은별이 모짜르트의 변주곡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장면에 그 변주곡을 칠줄 알았는데 치지 않더군요. 원작에서 모두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었던 이 피아노 연주가 없어 정말 아쉬었습니다.
8. 모두를 구원하고 떠난 승룡이
이처럼 승룡이는 원작에서는 모두를 구원하고 떠납니다. 지인이에게는 새생명을, 상수와 희영이에게는 그동안의 수렁같은 곳에서 벗어날수 있도록 도와주고, 지호에게는 다시금 피아노를 칠수 있는 용기를 주었습니다.
바보는 한 바보의 이야기라기 보다는 한 바보가 구원한 사람들을 보여주는것이 포인트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런면에서 원작의 이런 많은 사람들을 구원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것이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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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을 참 재미있게 봤는데 아파트가 영화로 나왔을 때의 실망감이 기억나네요.
일단 조금더 지켜보다가 영화를 볼 생각입니다.
(사실...빨리 보고싶은 영화입니다)
아파트 엄청 기대하고 있었다가...
정말.....
그때의 아픔이 떠오르는거 같네요....
역시...원작이..^^*전 원작부터 봐야겠네요~!
꼭 보세요..^^
원작의 감동이란....^^
좋은 글 잘 봤습니다.
그런데 좀 걱정이 앞서네요.
요새 저작권 관련해서 악성고소를 일삼는 그런 기업들이 있는지라...
이런 경우도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하더라구요.
음...저도 그런 걱정을 하긴 했지만...
저같은 사람에게 그정도의 일은 안생길꺼 같네요..^^
영향력이 있는 블로그라면 걱정 되겠지만요..^^
만화를 실사화 해내면 시간과 표현의 문제로 빠지는 부분도 바뀌는 부분도 많은것이 참 아쉽습니다.
영화제작자는 원작을 본 사람은 영화에 흥미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기본으로 영화를 만들려 하는것 같습니다.
규모나 여건상 비교하기는 곤란하지만 헐리웃의 코믹스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영화들의 흥행의 열쇠는 얼마나 원작을 충실하게 재연해 내는 가 인데 말이죠.
앞으로 타이밍도 영화화가 될 예정인데 아파트가 원작대로 만들어지고 캐릭터의 연계성이 있는 타이밍에 출연하는 저승사자 형사가 두 영화에 동일한 인물로 캐스팅되었다면 그 것만으로도 참 재미있는 설정이 되었을 터인데 아쉽습니다.
봉//리뷰를 위한 단편적인 장면의 인용은 저작권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 또한 만화 바보와 영화 바보를 위한 글이기에 큰 문제는 없지 않을까요?
그러게요..^^
아파트의 형사가 주인공으로 다시 나올때의 기대감이란 정말 대단했죠..^^
타이밍은 제발 성공하길 바래야죠...26년도 나온다던데..그것도 제발...
보셨군요~
저도 어여 함 보러가야겠어용~~
홍콩에서 막 돌아왔습니다~
내일부터 블러그 정상 가동입니다.
그간 지난 글들을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아자아자~